침묵을 견디는 힘
"이 침묵, 이 머뭇거림을 나는 한 때 견디지 못했다.(다가오는 말들, 148p)" 아이들을 가르치며 수많은 질문을 던졌다. 사소하게는 '오늘 아침은 뭘 먹고 왔나요?', '주말엔 뭐했나요?' 일상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매 수업시간에는 학습할 내용과 관련된 질문들을 던졌다.우스운 건, 질문을 던져놓고 답을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숨막혔단 거다. 질문을 듣고 답을 하기 위해선 생각하는 시간이 분명 필요한데 나는 그 시간을 잘 견디지 못했다.침묵하고 있는 아이들이 답을 하기 위해 골똘히 생각에 잠긴 건지, 그저 멍때리고 있는 건지 알기 어려웠다. 침묵이 길어지면 큰 일이 난 것처럼 내가 자문자답 해버리기 일쑤였다. 그리고 멋쩍게 아이들의 동의를 구했다. "그치?" 나는 정말 아이들의 답이 궁금했던 것인가.나는..
2020.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