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서랍: 문화 이야기/책을 읽다(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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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밤 by.은유
책을 덮고 나면 항상 자리에 앉아 쓰게 만드는. 나를 옭아매고 있던 부당한 생각, 외로운 싸움, 나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도와주는. 다정한 나의 구원자, 은유 작가. 신기하게도 은유 작가의 책을 읽고 나면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 , 에 이어 2024년 1월에 출간된 을 읽었다. 해방의 밤은 은유 작가를 해방시켜 주었던 책, 영화, 구절을 소개하며 그에 얽힌 은유 작가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책이다. 크게 4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1.관계와 사랑 2.상처와 죽음 3.편견과 불평등 4.배움과 아이들 은유 작가는 생각하는 대로 살아내려고 하는 점이 참 존경스럽다.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 거대한 구조의 문제, 개인이 쉽사리 바꾸기 어려운 힘빠지는 ..
2024.02.08 -
남들이 정해진 규칙을 따를 때, 나는 by.김나윤
#1. 감정을 공감해주는 것이 우선이다. 화를 내고, 짜증을 내도 "왜 나한테 화를 내고 그래?" "지금 이게 그 정도로 짜증을 낼 일이야?" 라고 반응하기 보다 "지금 나한테 화를 낼 정도로 화가 많이 났구나." "~일 때문에 속상해서 짜증이 나는 구나." 라고 감정을 받아주기. 처음 배우는 내용은 아니지만, 실천으로 옮기기는 정말 어려워서 계속해서 상기하고 연습해야 하는 일. 특히 나같은 사고형의 인간은 더 노력해야 함을 느낀다. #2. 학교 현장의 슬픈 단면 따돌림과 학교 폭력을 당한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건 진심어린 사과일텐데.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고, 더 낮은 징계를 받기 위해 있던 일도 없던 일로 만들고, 그 결과로 인해 공식적으로 면죄부를 받는 일. 오늘날의 학교 현장은 정말 쉽지 않다. 법..
2023.02.09 -
다시 내가 되는 길에서 by.최현희
페미니즘 리부트 운동과 더불어 이어진 강력한 백래시를 경험한 페미스트 교사 최현희 선생님의 회복기. '다시 내가 되는 길에서'. 나도 익명의 블로그에서 페미니스트 교사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내 생각과 고민을 나누고 있는 입장에서 그 분이 겪으신 일들이 남일같이 느껴지지 않았다. 구조적으로, 실체적으로 명확하게 존재하는 성차별적 고정관념과 실태를 이야기하고 그것을 개선해나갈 필요성을 교육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하셨을 뿐인데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한 인터뷰로 신상이 털리고 직장인 학교에는 각종 민원이 빗발쳤다. 민원이 잦아들 즈음 조선일보에서는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왜곡된 보도를 통해 사이버불링을 선동했다. 그 여파로 일베를 비롯한 남초 커뮤니티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이버불링을 당한 선생님은 정말 힘든 시간을 ..
2022.08.27 -
꿈은 없고요, 그냥 성공하고 싶습니다 by.홍민지
동년배 이야기가 갖는 힘 그래서 나는 무엇이든 좀 헐렁하게 시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처음은 무조건 근사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68) 홍민지PD는 내가 매주 꼬박꼬박 목요일만 되면 유튜브에 들어가서 챙겨보는 프로그램인 의 PD다. 저자는90년대 생으로 80년대 후반 생인 나와 비슷한 동년배다. 이 책은 저자가 '특출난 재능'을 갖춰 '최고'가 되야 한다는 교육을 받고, '경쟁을 통해 1등으로 살아남기' 서사가 각종 매체에서 차고 흘러넘치던 시대에서 어떻게 '특출난 재능 없이도', '최고'가 되지 않고도, 경쟁을 '포기'하고도 살아남았는지를 보여주는 인생 에세이다. 책을 통해 특정 분야에서 오랜경험과 지혜를 쌓은 대가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유익하지만, ..
2022.05.04 -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2021, 양다솔)
오늘 하루, 나를 위한 정성들인 밥상을 차리는 것 소중한 사람과의 시간을 위해 번거로운 일들을 하나씩 처리해 나가는 것 나를 지키기 위해 때로 명확하게 분노를 표현하는 것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것 결코 가난해질 수 없는 마음에 대한 생활밀착 에세이 마음에 담는 문장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하기 싫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달리 하고 싶은 일이 있었냐면 그것도 아니었다. 나에게는 오로지 '살고 싶은 하루'가 있을 뿐이었다. 회사에서의 내 모습을 보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풍요가 우리 집에는 있었다. 나는 다음 달, 다음 해도 아닌, 당장 오늘 하루를 잘 보내는 방법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아침이면 일어나 집을 깨끗이 청소하고, 한강을 달린 후 집 안 가득 들어온 햇빛을 맞으며 차를 마시고, ..
2022.03.30 -
사진의 맛 by.우종철
앞서 읽은 책은 사진에 대한 기술적인 기초를 익혔다면 이 책은 찍는 자로 살고 싶은 이라면 꼭 생각해봐야 할 물음을 던지는 책이다. 사진가의 마음가짐에 대한 책. 이 책으로 단순히 기술로서의 사진을 뛰어 넘은 개인성과 의미를 담는 사진이라는 예술의 세계로 한 발 내딛을 수 있다. ▼ 앞서 읽은 책. 스마트폰으로 사진 잘 찍는 책 리뷰 글 참고. 2022.03.03 - [네번째 서랍: 문화 이야기/책을 읽다] - 스마트폰으로 사진 잘 찍는 책 by.유환준 이 책을 읽고 나선 ‘기술적으로 멋진 사진’을 찍어야 겠다는 마음 보단, 내게 오래 들여다 보고 싶은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라는 뷰파인더는 무엇을 담고, 바라보고 있는지 자문하게 되었다. 내 삶을 더 사랑하게 되고, 내 옆에 있..
2022.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