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서랍: 문화 이야기/책을 읽다(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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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 GONE/ GO ON!) by.수신지
곤(GONE) 도서 실물, 굿즈 모습 텀블벅에서 펀딩했던 [며느라기] 수신지 작가의 새 작품 [곤]을 드디어 완결까지 받아보았다. 선물로 같이 온 양말 너무 귀엽고 따숩다. 양말 굿즈로 더 만들어주세요♡ 수신지 작가는 누구인가: 며느라기를 아시나요 [며느라기]는 며느리가 되면서 겪게 되는 갈등과 고민들을 담은 웹툰으로 연재 당시부터 폭발적인 공감을 일으키며 인터넷상에서 인기를 얻었던 작품이다. 며느리만의 문제가 아닌 가부장제 사회의 모순들을 짚어낸 명작..! 나 또한 폭풍 공감을 했었다. ▼며느라기 읽고 페미니스트 됐다. 며느라기 by.수신지 나는 고집 세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아이였다. 내 생각을 말하는데 거침이 없었고 가정에서 남동생과 크게 다른 대우를 받지도 않았다. 학교에서도 여중, 여고를 다니며..
2020.12.19 -
두 번째 지구는 없다 by.타일러 라쉬
내가 경험한 변화 코로나19와 기후위기를 겪으며 환경문제가 내 삶과 직결된 문제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요즘이다. 나는 클래스팅이라는 온라인학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어젠 작년 학급에 오랜만에 들어가보았다. 학급 앨범에는 작년에 때마다 올렸던 사진이 한가득이었다. 개학식 때 꼭 찍는 학급 단체사진부터 매달 했던 생일파티 사진, 행사 때 사진, 신나게 교실놀이 하던 사진들... 사진 속의 아이들을 보니 작년 생각이 새록새록났다. 밝게 웃는 아이들의 미소에 내 입가에도 미소가 머금어졌다. 그런데 올해 학급은 모두가 함께 찍은 단체사진조차 없다. 코로나로 인해 초유의 개학 연기. 그리고 우리 학교는 처음엔 분반하여 등교를 했다. 1학기 때에는 학교에 한 번도 나오지 않은 학생들도 있었다. 그러니 단체사진을..
2020.12.18 -
시선으로부터, by정세랑
[보건교사 안은영]과 [시선으로부터]를 연이어 읽었다. 정세랑 작가의 소설은 독특한 인물들이 나오지만, 그들은 먼 존재가 아니라 친근한 존재로 다가온다. 가볍게, 재미있게, 하지만 읽고 나서 마음에 남는 여운이 길다. 특히 [시선으로부터]는 더 많은 여운이 남았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바로 다시 처음부터 읽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20세기에 태어나 하와이와 독일 한국을 거치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심시선 여사로부터, 21세기로 이어지는 그녀의 자녀들과 손주들의 인격과 삶과 생각들을 따라가는 여정이 참으로 즐거웠다. 많은 인물이 등장했지만, 모든 인물이 다 매력적이었다. 그들을 만나며 나는 '다름'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느꼈다. 사람이 상처주고, 사람이 끔찍하기도 하지만 사람이 상처를 어루만져..
2020.11.17 -
아무튼, 비건 by.김한민
비건(Vegan). 단순한 채식주의자를 넘어 동물로부터 오는 모든 것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칭한다. 왜 동물로부터 오는 모든 것을 거부하는 것일까? 인간이 인간과 같이 고통을 느끼고, 감정이 있는 존재에게서 무엇인가를 얻어내기 위해 고통을 강제하는 것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그 고통의 얼굴은 우리가 식탁에서 접하는 '음식'에선 절대 상상하기 어렵다. '삼겹살', '스테이크', '곱창', '치킨', '베이징덕', '연어초밥'.... 돼지는 바삭하게 구울수록 맛있는 삼겹살일 뿐. 돼지가 아니다. 소는 마블링이 훌륭하면 등급이 올라가는 고깃덩어리일 뿐. 소가 아니다. 닭은 금요일만 되면 생각나는 불금의 대표 음식 치킨일 뿐. 닭이 아니다. 그 고통의 소리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별 생각없이 걸쳐입는 '옷'에선..
2020.11.02 -
어린이를 위한 그림의 역사 by.데이비드 호크니, 마틴 게이퍼드
목포 시내에서 우연히 들어갔던 '고호의 책방'목포에서 유명한 빵집인 코롬방제과와 CLB베이커리 가는 길이었다. (소소한 팁:책방사장님께선 둘 다 맛은 똑같다고 하셨음.)고흐 그림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책방이름과 강렬한 주황빛에 홀린 듯이 들어갔다. 그림 관련된 책들이 많아서 취향 적중이었다. 드로잉집을 보는 것도 즐거웠고 다양한 그림 관련된 서적들이 눈에 들어왔다.그 중에 골랐던 책이 바로 '어린이를 위한 그림의 역사'다. '그림의 역사'라는 어른판이 옆에 있었지만 나의 손은 자연스레 '어린이를 위한 그림의 역사'로 향했다.우리 반 아이들이 생각나기도 했지만 사실 내 수준에도 이게 맞음^^함께 읽으면 되니 일석이조다.사장님도 추천사에 슬쩍 '어른들이 몰래 읽는다'라고 적어두신걸 보니 나만 그런 건 ..
2020.08.24 -
걷는 듯 천천히 by.고레에다 히로카즈
가볍게 머리를 식히려고 읽었던 에세이. , , , 등 보고 싶었던 일본 영화들을 만든 영화감독의 에세이 집이어서 더 흥미로웠다. 영화와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많아 영화를 보고 에세이집을 봤다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시간 날 때마다 하나씩 봐야겠다. 그는 영웅적인 이야기, 선악이 분명한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파고든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일상의 단면을 세밀하게 그려내고 쌓아올린다. 평범한 일상 속에 담긴 우리 모두가 보편적으로 공감하고 고민할 수 있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만든다. 글에서도 그의 그런 담담하고 따뜻한 시선과 오래 들여다봄이 느껴졌다. '나는 주인공이 약점을 극복하고 가족을 지키며 세계를 구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영웅이 존재하지 ..
2020.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