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 신앙
몇 년 사이에 미니멀라이프에 관심이 많아졌다. 나는 본래 아기자기한 소품을 좋아해서 어렸을 때부터 소품류 사기를 좋아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너저분한 거 싫어하는 우리 엄마에겐 잡다한 것을 사 와서 집안을 복잡하게 만드는 내가 골칫덩어리였을 것 같다. 그래서 종종 내 물건을 버린다는 엄마와 버리지 말라는 나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 번은 내가 학교 갔다 온 사이에 엄마가 커다란 비닐봉다리 안에 모아둔 나의 편지들을 전부 내다 버려서 엄청 화를 냈던 기억도 있다. 비닐봉다리가 아니라 상자에 고이 넣어두었다면 그 편지들은 쓰레기장 행을 면할 수 있었을까? 결국 나의 편지들은 되찾을 수 없었다. 최근에도 친정집 정리를 하며 나의 오랜 다이어리들을 버리고 싶어 하는 엄마로부터 간신히 나의 다이어리..
2020.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