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 시절의 기억
초등학생 때 나는 여름 방학만 되면 외할머니 댁에 내려갔다. 외가 쪽에는 내 또래 사촌들이 많았다. 우리는 사촌들 중 누군가의 부모님이 모는 봉고차를 타고 몇몇은 의자에 앉았고 몇몇은 돗자리를 깐 바닥에 앉았다. 지나가는 차를 추월하는 걸 경주에서 이긴 양 기뻐하기도 하면서 고속도로를 달렸다. 게임 이야기와 만화책 이야기, 노래 부르기가 이어지다 보면 어느새 전라남도 무안(지금은 박나래의 고향으로 유명한) 외할머니댁에 도착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하며 방학 동안 자녀들을 돌보기 힘들었을 부모님들이 합심하여(?) 외할머니께 우리를 보내버린 것이다. (외할머니께 잘해야겠다..) 외할머니의 고충을 생각해볼 만큼 생각이 자라 있지 않을 때였다. 그저 머릿속에서는 '오늘은 무슨 (사고를 칠...) 일을 하며 놀까..
2020.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