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라기 by.수신지
나는 고집 세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아이였다. 내 생각을 말하는데 거침이 없었고 가정에서 남동생과 크게 다른 대우를 받지도 않았다. 학교에서도 여중, 여고를 다니며 직접적으로 남자와 비교당하는 일은 없었다. 나는 원하는 대로 공부했고, 원하던 대학에 갔고, 원하던 일을 얻었다. 교직에서는 서로를 '선생님'으로 불렀다. 그래서 나는 내가 동등하게 존중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주체적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혼을 계기로, 나는 내 주체성이 훼손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결혼이 나의 주체성을 훼손하지 않기를 원했다. 그래서 남편에게 성별에 따른 역할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저 나라는 사람과 남편이 될 사람. 독립된 두 개인이 만나 새로운 독립된 가정을 꾸린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
2020.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