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여름의 노을들
7월이 되었다. 6월 말부터 공기가 뭉근해지더니 한차례 폭우가 휩쓸고 지나갔다. 7월로 넘어서자 더 이상 무를 수 없는 더위의 연속이다. 올해의 여름이 온 것이다. 작년을 기점으로 내게 '여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풍경은 협재해수욕장의 노을지는 하늘이다. 나는 작년 여름 협재 해수욕장 근처에서 제주 한달살이를 했다. 내가 구한 숙소는 두 사람이 몸을 뉘일만한 크기에 건물 모서리의 모양을 그대로 본뜬 각진 화장실이 딸린 작은 방이었다.(독특한 구조 때문에 화장실 문이 온전히 열리지 않았다.) '협재'라는 지역을 고정하고 가격 위주로 정한 방이었기에 방은 썩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방으로 인한 불만은 숙소를 나와 5분 거리에 있는 협재해수욕장에 가면 찬가로 바뀌곤 했다. 여름 성수기에, 제주도에서, 협재해..
2022.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