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서랍: 문화 이야기(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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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듯 천천히 by.고레에다 히로카즈
가볍게 머리를 식히려고 읽었던 에세이. , , , 등 보고 싶었던 일본 영화들을 만든 영화감독의 에세이 집이어서 더 흥미로웠다. 영화와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많아 영화를 보고 에세이집을 봤다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시간 날 때마다 하나씩 봐야겠다. 그는 영웅적인 이야기, 선악이 분명한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파고든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일상의 단면을 세밀하게 그려내고 쌓아올린다. 평범한 일상 속에 담긴 우리 모두가 보편적으로 공감하고 고민할 수 있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만든다. 글에서도 그의 그런 담담하고 따뜻한 시선과 오래 들여다봄이 느껴졌다. '나는 주인공이 약점을 극복하고 가족을 지키며 세계를 구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영웅이 존재하지 ..
2020.08.09 -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 by.우엉,부추,돌김
전교조 활동을 하며 만난 쌤('부추')이 책을 내셨다.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 제목 그대로 쌤이 남편과 친구와 함께 강화도에 집을 짓고 함께 살기까지의 과정이 상세하게 담겨있는 책이다. 나도 공동체적인 삶에 대해 관심이 많기에 실제로 쌤네 가족을 방문해서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했었다. ▼쌤네 방문기 함께 하는 일을 만들어볼까? #1. 강화도 책방 여행 새 해를 맞아 떠난 44 모임 여행! 이번 여행지는 강화도에 있는 책방 겸 게스트하우스 이다. 시점은 부부인 부추, 돌김과 친구 사이인 우엉이 함께 운영하는 �� jeeraenge.tistory.com 하지만 잠시 나누는 이야기에서 못다한 더 자세한 이야기들을 이 책을 통해 낱낱이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집 짓는 부분에는 땅 계약부터 인테리어까지의 자..
2020.06.29 -
우리의 사랑은 언제 불행해질까 by.서늘한여름밤
나의 감정이 격렬하게 타오르지 않는 사랑을 시작한 사람. 내 옆에 있는 이 사람이 정말 내 평생 반려자가 맞는 걸까 확신하기 어려운 사람. 서로 같음 보다 다름이 더 크게 느껴지는 사람. 스스로가 너무 이기적이라고 느껴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게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 자꾸 자신의 바닥을 보여주는 것 같아 자책하는 사람. 부모님의 사랑을 보며 나는 저런 사랑을 할까봐 두렵다고 생각했던 사람. 육체적 사랑보다 정신적인 사랑이 더 편안한 사람. 꼭 읽어 보면 좋겠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지는 강렬한 사랑 말고 이런 사랑도 있다는 걸. 사실 이런 사랑이 더 흔하다는 걸. 그래서 드라마나 영화에서 굳이 보여주지 않는 걸지도. 많이 공감했고 그래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 내가 하는 사랑에 대해 우리의 모습에 대..
2020.06.26 -
탈코일기 by.작가1
먼저 이전글을 읽고 오시면 이야기가 더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이전글:내가 페미니스트로 스스로를 정체화하게 된 계기며느라기 by.수신지나는 고집 세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아이였다. 내 생각을 말하는데 거침이 없었고 가정에서 남동생과 크게 다른 대우를 받지도 않았다. 학교에서도 여중, 여고를 다니며 직접적으로 남자와 비교당하는 일은 없었..jeeraenge.tistory.com *탈코르셋(줄여서 탈코)이란, 여성을 옥죄는 코르셋과 같은 것들을 벗어던지자는 운동이다. 화장 하기, 머리 기르기 같은 남자들이 굳이 하지 않는 것을 안하는 것이 실천사례가 된다. ▶왜 그런 행동이 의미가 있는가. '사회적 여성성'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여성성'은 사회에서 기대하는 여성으로서의 모습이다. 그 기..
2020.04.22 -
며느라기 by.수신지
나는 고집 세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아이였다. 내 생각을 말하는데 거침이 없었고 가정에서 남동생과 크게 다른 대우를 받지도 않았다. 학교에서도 여중, 여고를 다니며 직접적으로 남자와 비교당하는 일은 없었다. 나는 원하는 대로 공부했고, 원하던 대학에 갔고, 원하던 일을 얻었다. 교직에서는 서로를 '선생님'으로 불렀다. 그래서 나는 내가 동등하게 존중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주체적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혼을 계기로, 나는 내 주체성이 훼손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결혼이 나의 주체성을 훼손하지 않기를 원했다. 그래서 남편에게 성별에 따른 역할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저 나라는 사람과 남편이 될 사람. 독립된 두 개인이 만나 새로운 독립된 가정을 꾸린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
2020.04.21 -
깨끗한 존경 by.이슬아
깨끗한 존경은 이슬아의 인터뷰집이다. 이슬아의 세계가 자기 서사에서 사회로 확장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읽는 나의 세계도 조금은 확장되어간다. 좋은 인터뷰어인 이슬아를 통해 듣는 농축된 삶의 이야기들은 오래 마음에 남는다. 이슬아는 나를 떨리게 하는 존재다. 그런 이슬아가 '이슬아의 작가'를 만나며 긴장하고 자신에 대해 절망할 때 그 긴장과 절망이 꼭 나의 마음 같아서, 더 친근해진 느낌이 들었다. 마음에 담는 문장들 이슬아X정혜윤 정:저는 '다시'라는 단어가 그렇게 부드러워요. 다시 하고 싶어 하는 마음. 다시 잘해보고 싶은 마음. 실수를 만회하고 다시 용서받고 다시 힘을 얻고 다시 깨졌던 관계는 복원되고. 어쨌든 '다시'라고 말하는 사람의 마음 안에 이미 있는, 새로 출발하는 능력요. 정:자신..
2020.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