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카 사진으로 포토엽서 & 엽서북 만들기

2020. 4. 27. 16:53조물조물: 노작활동

 

필카 사진으로 만든 특별한 엽서들 by.natura classica, vista agfa 200

 

 

필카이야기


여행다니며 필카로 사진찍는 걸 좋아한다.

요새는 폰카도 너무 좋아서 디카 없이도 충분히 훌륭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폰카로 찍은 사진을 필카처럼 보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나는 굳이 꾸역꾸역 필카를 들고 다닌다.

바로 확인할 수 없는 결과물이 주는 설렘.

손쉽게 찍지 않고 좀 더 신중하게 누르게 되는 셔터.

필카만의 거친 입자와 바랜 색감.

기대한 것과 다르게 초점이 나가거나 다른 느낌으로 찍힐 때도 많다.

그래서 내가 바랬던 그 느낌으로 나왔을 때는 마치 생각지도 못했던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잘 나오지 않아서 아쉬울지라도 그 아쉬움을 뒤로하는 법도 배운다.

 

동고동락한 네츄라클래시카와 새로 산 니콘 L35AF2

 

 

대학생 때 학교 마스코트 만드는 데 지원했었고 당선되어 상금을 받았다.

그 상금으로 샀던 나의 첫 필카는 중고로 산 natura classica(네츄라 클래시카)다. 

natura classica는 자동필카여서 손쉽게 찍을 수 있고 몸집도 매우 작고 가볍다.

그래서 언제나 함께 다니기 좋았던 친구인데 작년 가을, 나와 함께한지 10년여 만에 고장이 났다.

고치기 위해 종로에 유명하다는 카메라 수리점에 가보았다.

하지만 결과는 수리불가. 

주인 아저씨 말씀으론 네츄라 클래시카는 원래 약해서 잘 고장난다고 한다.

10년 썼다고 하니 뽕 뽑고도 남은 거라며 놀라셨다.

그래서 일단 그 자리에서 10만원 대의 다른 자동 필카인 니콘L35AF2 를 사왔다. 

그런데 색감이 네츄라와는 많이 달라서 자꾸 네츄라 생각이 난다.

그런 와중에 필름 값도 많이 오르고 코로나로 여행도 못가는 상황이 되면서 필카 생활은 잠시 멈춰져있다.

 

 

포토엽서  & 엽서북 만들기


아끼는 필카 사진들을 이용해 포토엽서와 엽서북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나는 원래 필카로 사진을 찍은 후에 필름 스캔을 해서 jpg 파일로 디지털화해서 사진을 보관한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필름스캔 현상소는 시청역 근처 '인스튜디오'라는 곳이다.

선불금을 넣어두면 4롤에 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필름스캔을 할 수 있다. 

이 때 사진 한 장의 파일 크기는 1~3MB 사이를 오간다. 

나는 150*100mm 사이즈의 일반 엽서를 만들 때 기본 스캔 파일을 이용했는데 화질이 괜찮았다.

하지만 더 큰 사이즈로 인쇄하고 싶을 땐 추가 요금을 내고 더 큰 해상도의 파일로 받아야 할 것 같다.

 

엽서로 만든 곳은 '레드프린팅앤프레스'라는 사이트였다.

 

https://www.redprinting.co.kr/ko

 

레드프린팅 & 프레스

레드프린팅 앤 프레스 - 디지털인쇄, 명함, 일반명함, UV명함, 레이저명함, 홍보물, 카다로그/브로셔, 포스터, 리플렛, 카드, 책자, 전단, 일반전단, 문어발, 문고리, 스티커, 일반스티커, UV스티커, 레이저스티커, 종이컵, 종이컵, 기타, 패키지(판지,박스/비닐), 라벨, 실사출력, 일반출력, 접착지, 백릿, 자석시트, 철시트, 파나플렉스, 백릿천,

www.redprinting.co.kr

 

특가엽서와 엽서북 카테고리를 이용했다.

 

 

낱장 엽서는 특가 엽서 카테고리를 이용한다.

들어가면 다음과 같이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나는 4가지 종류의 종이를 시켜보았다.

앙상블화이트 260g/랑데뷰네츄럴 240g/랑데뷰울트라화이트 240g/몽블랑화이트 240g
-색깔 순서(아이보리-화이트 톤)
몽블랑화이트<앙상블화이트<랑데뷰네츄럴<랑데뷰울트라화이트
-매끈함 순서(질감 높음-매끈함)
몽블랑화이트<랑데뷰네츄럴=랑데뷰울트라화이트<앙상블화이트

개인적으론 몽블랑화이트가 필카의 색감과 가장 어울리는 질감과 색이란 생각이 들었다.

 

엽서북은 엽서북 카테고리를 이용한다.

포토북 만들 듯이 엽서북을 만들 수 있다. 

기존에 제공되는 기본 표지를 활용하여 겉표지를 만들고 나머지 속지는 사진을 쭉 차례대로 넣어주면 손쉽게 완성된다.

총 18장이다. 나는 티벳여행 때 찍은 사진들을 추려서 한 권의 엽서북으로 만들었다.

엽서북으로 여행을 정리하는 느낌이 좋았다. 

실용적인 걸 좋아하는 나는 엽서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었다.

엽서북의 종이 재질은 슈퍼파인울트라화이트 324g로 정해져서 고를 수 없는 건 아쉬운 점이었다.

 

 

내 필카 사진으로 만든 엽서와 엽서북 by.natura classica, vista agfa 200

 

 “사진은 우리가 현대적이라고 인식하는 환경을 구성하고 응집하는 모든 물체 중 가장 신비로운 것일지 모른다. 사진에는 경험이 포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수전 손택

 

드디어 도착한 완성품의 모습. 

나의 소중한 추억- 셔터를 누를 때의 순간이 담겨있는 특별한 엽서.

찍지 않았다면 희미하게 기억될 순간인데. 

사진을 통해 그 순간의 공기, 빛, 소리, 시간의 흐름까지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다.

화면을 통해서만 보다 손에 잡히는 실체로 만나는 느낌은 또 색다르다.

 

엽서를 친구들에게 선물했다.

내가 아끼는 추억 한 조각을 선물하는 마음이었다.

친구의 사적인 공간 한 켠을 장식하는 내 엽서를 보며 

친구의 마음에 나의 자리가 있음을 확인받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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