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구좌읍 돝오름: 오름 전세낸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

2021. 5. 10. 08:00창문 밖 풍경: 여행/국내 여행


홀로 여행 날

오늘은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오름인 돝오름에 가보기로 했다.

 

주소: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산 3

 

역시나 따로 인도는 없다.

도로 옆 길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저 멀리 보이는 오름이 오늘의 주인공 돝오름이다.

이 날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었다.

제주도도 피해가지 못한 미세먼지ㅠㅠㅠ

 

푸릇푸릇한 무 밭과 돝오름

 

걸으며 발견한 꽃들

 

차로 슝 오름 앞까지 가면 눈여겨 볼 수 없는 것들

 

도로가에서 드디어 돝오름 표지판을 발견했다!

 

표지판을 따라 길을 들어서면 보이는 풍경

 

그냥 길 풍경

이삭줍기 명화의 배경아님..?

 

길이 너무 예뻐서 홀린듯이 길을 따라 걸었다.

 

그냥 덤불이 이렇게 예쁠 지경..?

여름의 푸르름과는 또다른 겨울 감성

너무 좋음

 

길을 걷다보니.. 옆에서 사람 소리가 났다.

보니까 담벼락 너머에 왠 산책로가 있네..?

뭐지 저 사람들은..? 저긴 어떻게 들어갔지..?

신기하다..?

하고 지도 보니까

비자림이었음..!!!!

 

빨간 게 내 위치..

나는 왜 돛오름이 아니라 여기까지 온 거지...?

생각없이 길 따라 오다보니 길을 잘못 들었다.

 

내 숙소는 비자림의 아침 펜션이었다.

여기서 숙소까지 걸어가면 한 시간인데

비자림에서 가면 코 앞이라 

진심 비자림으로 넘어가서 집에 가고 싶었다(...)

 

길을 잘못 들었으니 돌아가야 하는데

도대체 이 길은 뭔지 궁금한 것이다.

그래서 호기심천국 나는 이 길을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멋진 풍경과 다리를 맞바꿈

 

이 길의 끝은...!!!

흔한 당근밭이었다.

오늘 수확하는 날인지 

박스에 당근들이 담겨있었고

트럭들이 간간이 오가며 당근박스들을 실어나르고 있었다.

 

여기까지 걸어온 것이 억울해서(?)

남겨진 당근 이삭줍기를 했다.

가방도 없어서 맨손으로 들고 가야했기에

괜찮아 보이는 거 두 개를 골라

양 손에 쥐고 다시 돌아가기 시작..

 

돌아가서 내가 실수했던 곳을 확인했다.

나는 길 없음 쪽으로 가버린 것이다...!

돝오름 입구는 왼쪽입니다요

 

집으로 가고 싶었지만

돝오름 코 앞에서 포기하면 나중에 후회될 것 같아

당근 들고 돝오름으로 고고

 

다행히 금방 돝오름 입구에 도착했다.

돝오름은 올라가는데 20분 정도밖에 안걸리는 작은 오름이다.

하지만 풍경은 비자림의 전 구간이 다 들어오는 어마어마한 뷰를 볼 수 있었다.

작은 오름이 맵다

 

들고 온 소중한 당근은 잠시 정자에 내려놓고

오름을 오르기 시작했다.

 

돝오름 입구

 

오름들의 비슷한 코스 

일단 숲길로 시작

 

숲길을 거쳐 나오면 

탁 트인 풍경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수풀 옆 길을 걷다 풍경을 내려다 보면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샛길처럼 난 작은 길이

오름과 잘 어우러졌다.

 

파노라마 사진

 

돝오름에서 바라본 풍경은 비자림 쪽 풍경을 볼 수 있는데

나무들이 복슬복슬한게 특징이었다.

겨울인데 나무들이 앙상해서 추운 느낌이 아니라

복슬복슬한 러그를 깔아놓은 듯한 따뜻한 제주의 풍경

 

 

정상 가는 길과 둘레길 가는 길이 나뉘어져 있었다.

나는 정상 가는 길로 고고

 

금방 도착한 정상!

아무도 없었다.

나무 의자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홀로 있어서 마스크를 벗고 숨을 내쉬었다.

미세먼지가 심해 상쾌함은 덜했지만

혼자 돝오름 위에 누워있는게 

지구 꼭대기 끝에 나 혼자 누워있는 것만 같았다.

돝오름과 나

둘만의 공간이었다.

 

뻉그르르 돌면 360도 풍경이 다 들어오는 곳

 

큰 오름과는 다른

작은 오름이 주는 고요와 평안이 참 좋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저기 컨테이너 집에 큰 개 두 마리 묶여있는데

지나가면 막 짖어서 무섭ㅠ ㅋㅋㅋㅋ

여기서 겁먹고 돝오름 가는 거 포기할 뻔

그래도 줄이 튼튼하게 묶여있어서 잘 피해서 지나갔음

 

집에 와서 오늘의 수확물을 손질했다.

내가 키우지 않았지만

뿌듯함

 

그럴싸했다

 

하지만 두 개 중 하나는 속에 심지가 이상했다.

 

그래도 한 개는 괜찮았다.

둘 다 이상했으면 울 뻔..

잘 씻어서 담아서 간식으로 냠냠했다.

구좌 당근 넘 맛있음 

제주 당근 최고

 

아기자기한 추억을 쌓았던

돝오름 탐방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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