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10. 08:00ㆍ세번째 서랍: 일상 이야기
올 겨울에 여행을 다녀오며 결국 죽이고야 말았다.
안방에 두었던 반려식물을...
나름 영양제도 꽂아주고 뒤늦게 물도 주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이 아이를 떠나보내고.. 빈 라탄 바구니가 허전해졌을 때 당근마켓에서 몬스테라를 판매한다는 글을 봤다.

몬스테라를 사고 싶다는 채팅에 판매자는 다짜고짜 '어디세요? 지금 전화주세요.' 답을 했다.
그 때 시간은 밤 11시 40분이었다.
뭐지 이 판매자는? 무서워...
지금은 늦어서 다음 날 사고 싶다고 답을 했고, 단호하게 지금 아니면 안된다는 답문이 왔다.
나는 결국 전화를 했다.
상황은 이랬다. 판매자는 몬스테라를 친정에서 본인 집으로 싣고 가는 중이어서 지금만 판매가 가능했던 것이다.
그래서 밤 12시에 우리는 우리 집 근처 역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자정의 깜깜한 역 앞에서 판매자와 우리는 접선(?)했고, 몬스테라의 상태를 가로등 빛에 의지해 확인했다.
나는 처음에는 작은 크기의 아이를 사려고 했는데 노란잎이 있는 아이여서 결국 더 싱싱한 큰 아이를 데려왔다.
판매자가 자꾸 노란잎이 물주면 초록색으로 다시 싱싱해질 거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단호하게 진단을 내렸다.
-다시 싱싱해질 잎이 절대 아닙니다.
다년간 많은 반려식물들을 떠나보내며 얻은 눈썰미였다.(...)
그렇게 한밤중 밀거래를 하는 듯한 과정을 거쳐 몬스테라를 우리집에 입양할 수 있었다.

화형이 예쁘게 잡힌 아이였다.
찢잎이 몇 장 없다는 게 조금 아쉬웠지만 한 장의 멋진 찢잎이 포인트가 되어 전체적인 분위기를 리드하고 있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자라길...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길만 걷길...!
몬스테라 성장일지
3월 8일 몬스테라 입양
3월 30일 새 잎이 3개 자람. 첫 번째로 핀 아이는 구멍이 두 개 뚫린 찢잎이었다!

4월 4일 거의 동시에 핀 다른 잎도 똑같이 구멍이 두 개 송송 난 찢잎이었다. 쌍둥이 찢잎들. 귀엽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잎이 말린 상태에서 살살 펼쳐지고 있다.

4월 8일 활짝 펼쳐진 세 번째 잎은 전방위적으로 구멍이 숭숭 난 완벽한 찢잎이었다!
우리가 기대하는 전형적인 몬스테라 찢잎!
행-복! 새로난 연둣빛 잎들이 너무 예쁘다.

우리집에 온 지 한 달만에 너무 예쁜 찢잎을 세 장이나 피워낸 사랑스러운 몬스테라다.
잎이 너무 많아져서 좀 걱정이 된다.
몬스테라는 공중뿌리가 있는데 이 공중뿌리와 함께 줄기를 잘라 수경재배가 가능하다.
내 몬스테라는 공중뿌리가 찢잎에만 크게 두 가닥이 있다.
그래서 새로 난 잎이 혹시나 잘못될까봐 무서워 아직 자르지 못하고 있다.
다른 줄기에서 공중뿌리가 나왔으면 좋겠다.
잘라서 수경재배를 통해 잎의 밀집도도 좀 낮추고 분양도 하고 싶다.
다음 번엔 수경재배에 성공한 이야기로 돌아올 수 있길!
몬스테라 키우는 방법
하루에 한 번씩 잎사귀에 분무기로 물을 뿌려준다.
흙이 충분히 말랐을 때 흠뻑 물을 준다.
직접광을 쐬면 잎이 말라서 간접광과 조명으로 키워야 한다.
새 잎은 돌돌 말려서 난다. 억지로 펼치면 안된다.
공중뿌리와 함께 줄기를 자른 뒤 수경재배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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