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최고인 사회에서 가난한 자로 살아가는 것

2020. 6. 25. 13:40첫번째 서랍: 나의 믿음/묵상

전도서 9:13-18

 

인구가 별로 많지 않은 조그만 성이 있었는데 어느 강력한 왕이 자기 군대를 이끌고 와서 그 성을 포위하고 성벽을 무너뜨리려고 하였다.

이 때 그 성 안에 가난하지만 아주 지혜로운 사람이 하나 있었다.

그가 지혜로 그 성을 구했으나 그 후에 이 가난한 자를 기억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지혜가 힘보다 낫지만 지혜로운 사람이 가난하면 무시를 당하고 그가 하는 말을 인정해 주는 자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지혜로운 사람의 조용한 말이 어리석은 임금의 호령하는 소리보다 낫다.


성을 구할 정도로 큰 지혜를 가지고 기여를 해도

돈이 최고라 말하는 사회에서 돈이 없다는 것은

무시받고, 인정받지 못하고, 기억되지 못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돈이 없어

힙플레이스에 가서 문화를 소비하지 못하고

때때로 번듯한 레스토랑에 가서 한 끼 식사를 하지 못하고

선물해야 할 때 값나가는 선물을 하지 못할 때

집이 작고 낡아질수록

나는 한없이 작아진다.

 

돈이 있어

요즘 유명하다는 곳을 찾아가고

먹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큰 고민없이 선물을 살 때

집을 점점 넓혀갈수록

나는 우쭐해진다.

자아가 선명해진다.

 

돈이 최고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모든 것을 돈으로 바꿔 생각하는 게 쉬워졌다,

사람의 마음까지도. 

물론 마음 가는 데 돈을 쓴다는 말이 어느 정도 일리 있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걸 다 돈으로만 표현할 수는 없지 않나요.

돈이 없으면 내 마음도 사라지나요.

 

내 마음이 너무도 돈과 엉켜있어서 

분리가 잘 안 된다.

자꾸 돈이 없으면 내 마음도 사라지는 것 같다.

 

사회에서 들리는 메세지는 한결같다.

돈이 최고야.

조물주 위에 건물주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어서 돈을 잡아. 

아파트를 사든, 땅을 사든, 주식을 사든 

어떻게든 돈을 벌어.

이렇게 살면 돈 없는 삶을 살게 돼.

돈 없는 삶은 너무도 비참해.

그러니 정신차려. 

 

사람들에게 무시받고,

인정받지 못하고,

기억되지 못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내가 제일 속상한 순간은 무시받고 억울한 순간이다. 

내가 제일 기쁜 순간은 인정받는 순간이다.

 

그런 내가 

돈에 대한 욕망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숨을 고를 수 있는 건

세상의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하든지

하나님만은

'지혜로운 사람의 조용한 말이 어리석은 임금의 호령하는 소리보다 낫다.'

라고 말씀해주시기 때문이다.

말씀을 묵상하면

사람들의 목소리가 옅어진다.

돈이 최고라는 이야기에 은근히 끄덕끄덕했던 마음이

돈이 정말 최고인가? 물음표로 다가온다.

하나님에게서 우리 마음을 가장 강렬하게 빼앗아 가는 신이 '맘몬'(재물의 신)이라고 성경에 나오듯

맘몬과 하나님 사이에서 마음을 지키는 일은 쉽지 않은 싸움인 것 같다.

그래서 자꾸 내 마음 속에 돈이 떠오를 때마다 

더 하나님 앞에 가까이 나아가야겠다고- 

그것밖엔 답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