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 세상 속에서 살아가기

2020. 6. 23. 09:54첫번째 서랍: 나의 믿음/묵상

S에게 카톡이 왔다.

S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한다.

그날은 성범죄 재범으로 2년 7개월 형을 받은 사람이 형이 많다고 변호사 사무실에 왔다고 한다.

욕이 절로 나왔다.

 

법을 알면 알수록 돈 있고 권력있는 사람들은 다 빠져나갈 구멍이 있는 현실을 보며

너무 억울해서 일하다가 현타가 온다고 했다.

그들만의 세상에서 AI보다 못한 판결을 하는 판사들.

 

사무실에서 만나는 성희롱이 성희롱인지도 모르는 발언을 하는 사람들.

'커피는 니가 타줘야 맛있지'

 

여자가 50정도 되면 일할 곳이 없다는 말. 

남편이 없거나 남편이 별로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 무시받는 중년의 여성들.

그게 나의 미래인 것 같아 너무 서럽다고.

 

미친 부동산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은 꿈이 되버린 사회.

투기꾼들은 계속 돈을 벌고,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은 점점 남는게 없는- 허탈감만 늘어가는 사회.

들여다 볼수록 화가 나는 엉망진창 사회.

 


전도서 8:10-17

 

나는 악인들이 묻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한때 성소에 드나들었던 자들이다. 그들은 성읍에서 악행을 하곤 했으나 사람들은 그들을 칭송하였다. 이것 역시 허무한 일이다.

 

악한 일을 해도 당장 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죄를 짓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악인은 백 번이나 죄를 짓고도 장수할 수 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 또 다른 허무한 일이 있다. 그것은 악인이 받아야 할 처벌을 의인이 받고, 의인이 받아야 마땅한 보상을 악인이 받는 것이다. 이것 역시, 내가 보기에 허무한 일이다.

 

 

전도서에서 묘사하는 솔로몬이 살았던 시대도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건

악인들이 승승장구하고 의인들을 핍박받고 고통스러워하는 일을 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모든 일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그 누구도 해 아래서 되어지는 것을 다 깨달을 수는 없다. 사람이 제아무리 깨우치려고 노력해도, 그 의미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다. 혹 지혜로운 사람이 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사실 안다고 할 수 없다.

 

우리는 이런 현실 속에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다. 왜 이런거죠? 전지전능한 하나님이시잖아요. 정의의 하나님이시잖아요. 왜 하나님께서는 악인을 벌하시지 않나요? 의인은 억울해서 어떻게 살아요? 

그런데 우리가 아무리 외쳐도, 아무리 깨우치려고 노력해도 그 의미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내가 알기에,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 앞에서 그분을 섬기는 사람들이 잘 될 것이다. 왜냐하면 악인은 하나님을 섬기지 않기 때문에, 형통할 수 없고, 그들의 날은 그림자처럼 오래갈 수 없을 것이다. 

이러므로 나는 삶을 즐기라고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해 아래서 먹고, 마시고, 만족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기 때문이며,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전 생애 동안 기쁨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는 두 가지 믿음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하나님은 세상에 관심이 없으시다. 그래서 이 세상에 악이 창궐하고 선이 사라져도 신경쓰지 않으신다. 세상의 원리대로 세상은 흘러갈 것이다. 힘 있고, 돈 있는 세상의 권력자들이 세상을 계속 주무를 것이고 그 안에서 힘 없고, 약한 자들은 고통받을 뿐이다. 이 세상은 약육강식의 세계가 될 것이다. 이 세상의 주인은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들이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에 큰 관심을 갖고 계신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다 알 수 없지만 그분은 직접 세상에 개입하지는 않으신다. 하지만 그분은 지켜보고 계신다. 그분은 선하시며 악을 악이라고, 선을 선이라고 말하신다. 이 세상에서는 악인이 잘 먹고 잘 사는 것 같지만, 이 세상에서의 삶은 허무하게도 짧다. 우리는 결국 죽음 앞에 평등하고 죽음 뒤엔 심판이 있다. 그 때 우리는 공정하게 우리 삶에 대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후자를 택하게 된다면 

그 때 우리가 심판 전인 이 세상을 살며 가질 수 있는 마음은 '삶을 즐기는 것'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당장엔 너무 억울한 일이 생겨도, 너무 힘들어도. 

지금이 끝이 아니기에. 내 마음, 내 삶에 대해 하나님께서 아시기에 삶이 고통스럽지만은 않을 것 같다.

하나님께선 우리가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신다. 

당장 이 세상이 뒤짚어지는 게 아니기에

우리는 이 땅에서 버텨야 하는데 그 시간을 마냥 고통스럽게 보내기보다

사랑하는 자녀가 맛있는 거 먹고, 마시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즐거운 삶을 살기를, 

할 수 있는 일에 열심을 다하며 그 안에서 의미를 발견하며 만족스런 삶을 살기를 바라신다.

 

EAT PRAY LOVE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분노를 기쁨으로 이겨내는 삶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