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의 하나님: 완벽한 타인이자, 온전한 하나인

2020. 3. 26. 11:22첫번째 서랍: 나의 믿음/묵상

 

삼위일체의 하나님에 대해 묵상하면서 

세 분이 하나이시지만 각각 다른 인격체라는 것. 

그래서 서로가 하나이지만 각각의 고유성과 독립성을 사라지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그리고 세 분은 어느 한 분이 지워지거나 소외되지 않는 방식으로 서로를 영광되게 만드신다는 것도.     

 

공동체의 유익과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슬로건 앞에 

얼마나 많은 믿는 개인들은 자신을 지워가며 숨죽여야 했던가. 

‘나는 진정 믿는 자인가?’ ‘나는 순종하지 못하는 자가 아닌가.’ 자책하며 스스로를 염치없는 그리스도인으로 만들었는가. 그 죄책감으로 굴러가는 교회의 일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한없이 무거워진다.     


하나님은 완전하신 분이고 결핍이 없으신 분이시기에 

우리가 하는 ‘일’들이 하나님을 더 영광되게 하거나 덜 영광되게 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관심은 하나님을 위해 우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우리의 존재 그 자체다.

 

하나님의 눈은 우리를 향해 졸지도 않으시고, 주무시지도 않으신다.(시 121:4)

하나님은 우리의 머리카락 개수까지도 다 세실 정도로 우리를 소중하게 생각하신다고 하신다.(12:7)

하나님은 자기의 아들- 자신과도 같은 존재인 분을 우리를 위해 내어 주실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셨다.(롬 8:32)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하나님께서 절절하게 짝사랑하는 상대인 우리가 

이 팍팍한 세상 속에서 

밥은 먹고 다니는지, 마음은 괜찮은지, 진정으로 행복한지. 

그런 것들을 궁금해하시고, 그런 것들에 마음을 쓰신다.     

 

내가 삶을 살아가다 부딪치는 한계와 아픔들에 눈물 흘릴 때 

하나님도 같이 울고 계신다.

내가 차마 기도조차 나오지 않을 때엔 

나 대신 기도해주시며 내 옆에 계신다.(롬 8:26)     


그러니 지금 내가 어떤 마음이고,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하나님께 들려드리면 어떨까. 

“하나님, 저 해 질 녘이면 마음 한편이 ‘쿵’하는 것 같아요.”(82년생 김지영 中)     

 

마음이 먼저다. 

그러고 나서

마음에 드는 신발을 골라 신고, 하나님과 다정하게 손깍지를 끼고 지구별 모험을 시작하는 거다. 

 

(191028.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