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테라 수경재배 및 꿀팁

2020. 5. 26. 21:43세번째 서랍: 일상 이야기

나의 사랑 몬스테라가 생존 신고를 합니다.

무사히 살아있다고..!

 

몬스테라 입양기

 

나의 사랑 몬스테라

올 겨울에 여행을 다녀오며 결국 죽이고야 말았다. 안방에 두었던 반려식물을... 나름 영양제도 꽂아주고 뒤늦게 물도 주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이 아이를 떠나보내고.. 빈 라탄 바구

jeeraenge.tistory.com

저번 글에서 수경재배를 시작해보고 싶다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그 이후 수경재배에 도전했고, 현재 몬스테라가 잘 생존하고 있어 수경재배 과정을 공유한다.

 

몬스테라 성장일지 및 꿀팁

 

3월 8일 입양한 날

나는 처음부터 대형 사이즈의 몬스테라를 샀다.

큰 잎이 4~5장, 작은 잎이 5~6장 정도 있는 아이였다.

시중에 전체 잎이 4~5개 있는 소형 사이즈의 몬스테라도 많이 파는데, 공간이 부족해서 큰 아이를 둘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큰 아이를 사는 것을 추천한다. 몬스테라의 잎은 작게 나와 크게 커지는 게 아니라 처음에 돋아날 때부터 크게 돋아나면 큰 잎이 되고, 작게 돋아나면 작은 잎이 된다. 따라서 큰 찢잎이 갖고 싶다면(사실 몬스테라는 찢잎이 이미지 담당임. 찢잎 없다면 앙꼬 없는 찐빵.) 처음부터 큰 찢잎이 있는 아이를 사야 한다.

또한 우리는 왜 같은 몬스테라인데 어떤 잎은 다 막혀있고 어떤 잎은 찢어져 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몬스테라의 찢잎이 생기는 이유는 아래에 위치한 잎들이 햇빛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위에 위치한 잎이 찢어져서 나는 것이다! (자연의 신비!)

따라서 어느 정도 몬스테라가 잎이 많아지고 커져야 아랫 잎을 배려할 필요가 생기고 찢어진 잎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찢잎을 많이 보고 싶은 분들은 온잎이 많이 나있는 대형 몬스테라를 사시길 경험적으로 추천드린다.

 

4월 8일 새 잎이 완전히 펼쳐진 날

내가 처음 입양해 왔을 때는 완전히 찢어진 잎이 한 개였는데 한 달 사이에 옆에 귀여운 구멍이 숭숭 난 아이들이 두 개, 완전히 찢어진 잎이 한 개 새로 자랐다. 마지막에 나온 잎이 완전히 펼쳐진 날이다.

새로 나와서 잎이 연둣빛으로 여리여리했다.

수경재배를 시작하고 싶었지만 이제 막 세상에 나와 적응 중인 아이를 위해 기다리기로 했다.

 

4월 26일 수경재배 시작한 날

새로 난 잎들도 짙은 녹색으로 변하고 건강하게 잘 자리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빽빽해져 답답해 보이는 아이들을 위해 수경재배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자르기에 적당한 부분을 찾아보았다.

뿌리가 공중으로 나있는 모습

공중 뿌리가 나와있는 부분을 포함해서 잘라야 아이들이 뿌리를 통해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

내 몬스테라에 공중 뿌리가 나와있는 줄기는 완전한 찢잎이 2장, 옆에 쉼표 모양의 구멍이 난 잎 1장, 온잎 1장으로 이루어진 줄기였다.

이 굵은 줄기를 자르기 전에 얼마나 떨렸는지 모른다.

완전한 찢잎이 다 몰려있어서 이 아이가 죽어 버린다면 상심이 너무도 클 것 같았다.

그래도 공중뿌리가 있는 유일한 줄기여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꽃가위 준비! 두 눈 질끈 감고 손에 힘을 줬다.    

줄기가 가윗날에 눌려 들어가는 느낌이 났다. 살짝 단단한 겉면을 지나니 수분감이 가득한 속살을 지나쳤다.

그리고 내 손엔 잘린 몬스테라가 들려있었다.

오 하느님 제가 해냈습니다(?)

미리 구매해 둔 유리 화병에 서둘러 몬스테라를 담았다.

유리 화병의 크기가 작아 뿌리를 욱여넣어야 했다.

화병은 뿌리가 꺾이지 않고 몬스테라의 줄기를 잡아줄 수 있도록 몬스테라 줄기의 절반 정도까지 올라오는 넉넉한 사이즈로 준비해야 한다.

화병이 작은게 흠이지만.. 거실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5월 16일 수경재배 성장과정

20일 정도 지났다.

전혀 뿌리가 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서 새로운 뿌리가 자라 있었다!

원래 뿌리가 있던 곳이 아닌 줄기 옆에서 갑툭튀한 하얀 뿌리

기존에 있던 뿌리의 끝에도 새로운 뿌리가 하얗게 빼꼼 돋아나 있었다.

자세히 보니 뿌리 중간중간에도 조그맣게 작은 뿌리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원래 뿌리의 끝에도 하얗게 새 뿌리가 이어져 나왔다.
뿌리 중간 중간에도 작은 뿌리들이 나오고 있다.

뿌리가 많이 생긴다는 건 수경재배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단 신호 같아 마음이 놓였다.

 

5월 26일 수경재배 후 한 달이 되는 날

하얀 잔뿌리가 더 많이 돋아났고 크기도 더 길게 자랐다.

사방팔방으로 나오는 뿌리

그래서 모양은 좀 징그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나는 '내 새끼 무럭무럭 건강하게만 자라 다오!'라는 심정이라 어여쁘기만 하다. 도깨비방망이 같기도 하고. 뽀얀 무 같기도 하고. 아무튼 너무 귀엽고 소중하다.

 

흙에서 키우는 아이도 어느새 옆에 새로운 공중 뿌리를 낸 것을 발견했다. 기특해!

첫 번째 새로운 뿌리
두 번째 새로운 뿌리 그리고 옆에 녹색으로 돋아나는 건 세 번째 뿌리일까? 지켜봐야겠다!

식물 키우는 재미가 이런 것 같다. 매일매일 성실하게 자라 있는 아이들을 보며 나도 내 삶에 대해 조금 더 애정을 갖게 된다. 하루하루가 그냥 흘러가는 시간이 아님을. 매일 똑같아 보이는 시간들 속에서도 나도 이 아이들처럼 조금씩 자라고 있을 거라고.

 

줄기만 똑 잘라서 넣어뒀는데 아직 쌩쌩하다!

덧붙여 실험적으로 뿌리 없는 작은 잎도 한 개 잘라서 동시에 수경재배를 시작했었다.

뿌리가 없이 줄기 단면만 있는 아이라 줄기 단면이 곧 물러서 죽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웬걸! 한 달이 지난 아직까지도 푸릇푸릇하게 살아있다.

아직 뿌리가 나오진 않았지만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궁금하다. 뿌리가 나올 수 있을까?

몬스테라 성장일지는 계속됩니다:)

 

큰 화병으로 옮겨줬답니다! 이제야 마음이 놓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