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지하- 내 마음 속의 명언들

2020. 6. 12. 13:48세번째 서랍: 일상 이야기

팟캐스트 영혼의 노숙자에서 알게 된 이반지하 

세상에나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라니...

자의식 강한 나에게 뼈때리는 말씀들도 많이 해주심ㅋㅋㅋㅋ

그런데 신기한 건 기분이 나쁘지 않다. 마치 욕쟁이 할머니에게 욕먹는 것처럼ㅋㅋㅋㅋ

기억하고 싶은 내 마음 속 명언들을 옮겨 본다. 

참고로 글로 보는 것보다 생생한 육성으로 들어야 한다. 

말투에서 오는 그 매력이 엄청나.

 

<월간 이반지하 1호에서>

 

-이들에게 말하는 창구를 준다는 것이 이들이 대단한 사람이 된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 우려됨.(ㅋㅋㅋㅋ)

결국 저하고 맷님이 만들어가는 것. 여러분의 의견은 참고일 뿐. 

설문이라는 것은 너가 되게 많은 사람 중에 한 명이라는 것. 설문이란 나를 제외한 나머지 50프로의 의견이 더 중요하다. 혼자 세 표, 네 표 행사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가부장제 무너지면 페미니스트로서의 정체성 사라짐. 내가 할 일이 없어지는 거야. 구조가 무너지면 다 무너진다. 저는 약간 살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우리 다 이 구조에 부역하고 기생하고 있단 말이에요. 자기 바닥에 금가고 있진 않은가 한 번 정도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ㅋㅋㅋㅋㅋ)

 

-비건 할 때에 조금은 타협을 했었으면 조금은 더 행복하게 오래 할 수 있었을 거 같은데 너무 철저하게 해서 못했다. 모든 것이 본인 몸 상태에 따라 맞는 게 다르다.

 

-웬만한 건 세상 탓 하셔야 해요. 

 

<월간 이반지하 2호에서 >

 

Q.탈코한 이후 사탕껍질 같은 옷을 산 것에 죄책감이 듭니다.

A.사탕껍질? 사탕껍질은 사탕의 옷이잖아. 그럼 이거 먼저 생각해야 되는 거 아니야. 내가 달콤한가?(ㅋㅋㅋㅋ) 내가 이렇게 사탕껍질이라고 말해도 되나? 이게 남의 옷 같으면 사탕한테 줘.(ㅋㅋㅋㅋㅋ)나 좀 달콤한 거 같아. 그럼 입어. 어쨌든 자기 자신답게 가장 자신에게 맞는 것을 입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락다운, 힘든 시기에 자기계발 하는 사람들 있거든요. 기회다, 취업 공부하고... 적당히 해. 이미 황인종으로 태어났으면 끝이에요.(ㅋㅋㅋㅋㅋ)이미 경쟁에서 뒤처졌으니까 그냥 재밌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Q.노후 대책은 없으신가요?

A.저는 삶의 가변성, 랜덤성에 완전히 지쳐버려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 사태 같은 것도 전혀 예상한 바가 아니지 않습니까. 저는 노후뿐만 아니라 미래라는 것이 과연 대비할 수 있는 것인가, 에 대해 진지하게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순간의 유희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보기에는 대책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이것 또한 저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속적인 것은 없다. 저는 제가 통제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섹스란 것이 있는가. 저는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정말 좋은 것들은 우리 손에 들어오지 않습니다.(ㅋㅋㅋㅋㅋ) 예를 들어 비행기 1등석은 정말 소수의 사람들만 즐기는 것입니다. 우리가 라운지 정도는 들어갈 수 있지만(ㅋㅋㅋㅋ) 1등석은 못가는 것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말 좋은 것들은 0.1프로가 즐기고 있지 우리 손까지 내려오지 않는단 말예요. 섹스가 정말 좋은 것이었다면 우리가 하고 있을 리가 없습니다.(ㅋㅋㅋㅋㅋ) 상위 1프로는 더 즐거운 뭔가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섹스에 정신이 팔린 동안.

 

Q.20대인데 중년 여성이 좋습니다. 

A.자기는 불안정한 상태인 거예요. 수입도 넉넉하지 않고. 사는 게 힘들어. 레즈비언이야. 그래서 조금 얹혀가고 싶은 거예요. 나보다 더 어린애들은 더 막막하거든.(ㅋㅋㅋㅋ) 나는 20대를 거쳐오며 성 정체성, 나의 한계 등 많은 갈등을 겪은 거예요. 그걸 또 보고 싶지 않은 거예요. 앞으로 나아갈 걸 누가 이끌어줬으면 좋겠는 거예요. 귀염 받으면서 조금 편하게 살고 싶은 거지. 

 

Q.창작자로서의 삶이 힘에 부칠 때 어떤 생각과 노하우로 극복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저는 기본적으로 창작자여서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 자체가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계단을 밟아나가는 것, 전망은 원래 없다. 지금은 잘되는 것 같아도 내년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Q.한 가지 일을 오래 하는 원동력?

A.얇고 길게 가면 됩니다. 저는 여러 가지 직업을 가져 왔구요. 많은 알바들을 했습니다. 

관계든 직업이든 언제든 그만둘 수 있고, 언제든 시작할 수 있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창작자로 살다보면 그게 직업보단 소명이라든가 좀 더 신화적인 의미를 부여할 때가 있는데요, 저는 그런 순간엔 좀 더 직업적으로 생각해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던 일을 그만두면 그게 큰 변화긴 한데 그럴 수 있다, 라는 거죠. 

그림을 그리다 붓을 꺾었다, 아니에요. 그냥 회사 때려 친 거예요. 언제든지 그걸 다시 할 수 있다는 거. 

저는 힘들 때 좀 쉴 수도 있고, 딴 일 좀 하다가 다시 할 수도 있고. 그게 어떤 순수함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그럴 수 있다는 거. 창작이 힘들면 쉬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월세와 같은 현실적인 고민들. 그것까진 제가 어떻게 할 수 없구요.(ㅋㅋㅋㅋㅋㅋ)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건 없다. 죽을 것 같으면 안 해야 돼요. 뭐든 해도 된다.

 

-원래 남들 잘되는 건 단순하고 심플하고 한결같이 잘되는 거 같고 나는 복잡하게 안되는 것 같잖아.

 

-우리네 인생은 다 더럽다. 이랬다 저랬다. 좀 치사하자. 

 

-존버의 시간도 꼭 고통의 시간이 담보돼야 하는 건 아니다. 재밌게 버틸 수 있는 요소를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

 

Q.아빠 때문에 불쌍한 엄마. 

A.엄마랑도 분리를 하시면 좋겠어요. 엄마 5월의 신부 만들 거야? 엄마랑 결혼할 거 아니잖아.(ㅋㅋㅋㅋㅋ) 엄마를 구제해줄 순 없어요. 그것 때문에 이중고를 겪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중재자 역할은 굉장한 학대다. 

 

-사연이 뽑히지 않아도 내가 내 서사에 대해서 말했다는 것에서 만족했으면 좋겠다. 

 

 

<월간 이반지하 3호에서> 

 

Q.나만 입체적이고 다른 사람들은 평면적으로 평가했음을 고해성사합니다.

A.사람을 한 가지 면으로 보는 것만큼 재밌는 건 없다. 놓치기 힘든 재미.(ㅋㅋㅋㅋㅋ)

MBTI 같은 것도 사람을 납작하게 눌러서 보는 것.

중요한 것은 그 이면에 입체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

상대방에 대해 조금은 단정을 해주지 않고 알아가기 어려움.

나중에 속았다고 말하면 됨.(ㅋㅋㅋㅋ)

 

Q.비혼이니 삶의 이벤트에서 투명인간이 되는 마음. 질투심이 생기는 마음.

A.그럴 수 있다. 나와 비슷한 인간을 만나서 과한 이벤트를 하는 것이 좋다. 24절기 다 챙기곸ㅋㅋㅋㅋ

  문화가 다른 사람과 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 관계가 소중하다면 양쪽에서 다 노력해야 함. 

 

Q.자꾸 살 찐 모습에 혐오하는 나. 어쩌죠?

A.팔자니까 알아서 해라.(ㅋㅋㅋㅋㅋ) 혐오는 자연스러운 것. 나와 다르면 짜증남. 편견도 갖게 되고. 편견도 알고보면 통계다. 맞는 편견도 많다.(ㅋㅋㅋㅋㅋ) 하지만 편견이라는 걸 생각해야한다. 지성인으로서 생각하자.

혐오의 감정이 드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님. 다만 혐오가 있다는 걸 인식하고 행동하는 게 중요. 혐오는 나 자신에게도 화살을 쏘게 됨.

 

Q.비혼 여성 커뮤니티를 하고 있는데 감정적 유대감이고 뭐고 없어요. 이미 서로 엮인 부분이 있어 빠져나갈 수도 없네요. 아주 엉망이에요. 이제 어쩌죠?

A.모든 커뮤니티는 분열을 향해 달린다. 지금을 즐겨라. 탄생이 있으면 죽음도 있다. 

시절인연. 지금 이 순간을 중시하라. 이 커뮤니티는 수명이 다한 것. 엮여서 빠져나갈 수 없다? 노. 얽히고 섥힌 이혼도 한다. 갖가지 사연들이 있을 수 있다. 나한테 편한 사람, 맞는 사람 만나라. 갈등이 없을 수 없다. 마음 복잡. 원래 그렇다. 어쩔 수 없다. 받아들이거나 나오거나. 편하게 해라.

 

Q.인간관계에서 적당한 거리감을 못 찾겠어요.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신뢰할 수 있는 인간관계 어떻게 만드시나요.

A.좋은 사람이고 싶은 거. 이미 좋은 사람 아닌거. 아니니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거. 좋은 사람되길 포기해라.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신뢰할 수 있는 인간관계 만드는 것, 타고나는 것. 부모한테 항의해라.(ㅋㅋㅋㅋㅋㅋ)

 

Q.나쁜 사람 만날 땐 내가 피해자였는데 착한 사람 만나니 내가 가해자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진득하게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랑을 유지하는 법.

A.애인이랑 왜 착함 경쟁을 하나. 그거 사랑 아니다.(ㅋㅋㅋㅋㅋㅋㅋ)

둘 중에 한 명이 피해자를 하면 다른 한 명을 가해자를 할 수밖에 없고, 나한테 가해자란 이름을 스스로 붙이면 상대방은 피해자밖에 할 수 없다. 그런 역할을 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럼 관계가 어려워짐.

내가 나를 피해자로 정체화를 하면 주변에 가해자밖에 남지 않는다. 


▼너무나 감미로운 이반지하 음악 추천. 한 번 들으면 하루 종일 읊조리게 됨 주의ㅋㅋㅋㅋ

레즈바에 온 작은 헤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