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8. 00:00ㆍ네번째 서랍: 문화 이야기/책을 읽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우연히 어떤 분의 글을 보았다.
그 분은 나와 같은 초등교사이면서 나와는 전혀 다른 글을 쓰셨다.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제자가, 학부모가, 동료 교사가, 관리자가, 시어머니가, 대한민국 사람들이 모두 볼 수 있는 인터넷 공간에 이렇게 솔직하게 글을 쓰는게 가능하다고?!! 그것도 모든 신상을 노출한 상태로?!!
충격적이었다.
연이어 오는 두 번째 충격
글이 너무 재밌다..... 인터넷 소설 뺨치게 술술 읽힌다. 온갖 무례한 상황들에서도 결코 지는 법이 없이 꿋꿋하게 자신을 지켜나가는 단단한 심성도 본받고 싶은 바다. 여행에 진심인 것, 도전을 즐거워하는 것도 마냥 응원하고 싶어지는 부분이다. (나 자신에게도 보내는 응원일지도)
블로그에 올라온 최근 글들은 거의 다 섭렵을 하여 아쉬운 찰나,
책을 내신 적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도서관에 있나 검색검색!! 오 있다 있어!!
그렇게 한달음에 달려가 빌려온 책
'세상에, 엄마와 인도 여행이라니!'
리빙스톤(네이버 블로그 닉네임)님의 글을 보면서 어머님의 모습에서 감동 받은 적이 참 많았다.
리빙님의 글에서 단짠단짠이 느껴진다면 그건 리빙님과 남편&어머님의 조합으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어머님과 이모님과 함께한 리빙님의 인도여행이라니 재미있는 일이 안 생길 수가 없는 조합이 아닌가.
나도 부모님을 모시고 해외 여행을 가본 적이 두 번 있다.
세부, 괌. 둘다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었지만 여행 중간에 '이번 여행이 마지막이다.'라고 생각했던 적이 종종 있었다.
그런데 인도라니? 인도오??
해외여행 내공이 나보다 훨씬 깊은 리빙님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리빙님도 그 이후로는 함께 여행가자는 전화를 피하신 듯 하지만....ㅋㅋㅋㅋ
세 여자의 여행은 인도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여행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에피소드들이 넘쳤다.
인도에 가 본 적 없는 나도 리빙님을 따라 어머님들 틈에 껴서 인도를 처음으로 만났다.
인도 자동차는 사이드미러가 없거나, 있어도 접고 달린다는 충격적인 사실에 나도 함께 놀랐다.
망고 알레르기가 있으면서도 망고를 많이 먹을 수록 돈을 버는 것이란 생각에 비행기 값 뽑도록 매일매일 망고를 드시는 이모님의 마음은 내 마음이었다. 나도 동남아시아 가면 언제 망고 먹지, 호시탐탐 망고 먹을 기회만 노린다.
인도 갠지스 강의 물결따라 나도 함께 배를 타고 갠지스 강의 일몰을 보고 싶어졌다. 아쉬운 마음을 리빙님이 직접 찍은 사진들로 달래보았다.
리빙님과 머리채 잡고 싸웠던 인도 아주머니와 어느새 친구처럼 과일을 나누어 먹던 어머님의 모습에 언어를 뛰어넘는 마음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느꼈다.
여행 내내 한식을 고수하시는 어머님과 이모님을 맞춰주었던 리빙님, 리빙님의 버킷리스트인 사랑의 선교회 일주일 봉사활동을 맞춰준 어머님과 이모님의 모습에서 함께 여행한다는 것의 배려와 희생을 생각했다.
낯선 여행지에서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내가 모르던 낯선 부모님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뭉클한 감동이었다.
리빙님은 글을 마치며 신변잡기에 가까운 글을 종이에 인쇄해 나무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하셨는데, 전혀 미안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그 나무로 인해 저도 바라시던대로 소중한 사람과 소중한 시간을 한 번 더 보내볼까..? 조심스레 생각해보게 되었으니까요. 아주 조심스럽게.
▼리빙스톤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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