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비건 식당 추천: 선흘 채식카페 작은부엌

2021. 1. 30. 23:27세번째 서랍: 일상 이야기/비건지향생활


파인다이닝보다 좋다! 

음식 하나 하나에 담긴 정성이 가득한 곳 

아름다운 꽃과 건강한 재료들이 눈과 입을 모두 즐겁게 해주는 곳


 

 

제주에서 유명한 채식 식당이어서 꼭 가보고 싶었던 '채식카페 작은부엌'.

사실 채식을 하지 않는 친구들에겐 같이 가자고 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다녀오고 나니 채식을 하지 않는 친구들도 충분히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정보

 

영업시간: 화~토 10:00-15:00, 저녁은 한팀만 (월,일 휴무)

주소: 제주시 조천읍 선흘동 2길 1 (조천읍 선흘리 1123)

 

 

예약문의: 010-4699-3179 

(단품 메뉴의 경우 그냥 가도 괜찮을 것 같지만 인원 수가 3인 이상이거나/ 코스메뉴이거나/ 메뉴판 외의 메뉴를 요청할 경우 미리 예약문의 후 방문하기. 사장님 혼자 다 준비하시고 요리 하나 하나 정성이 가득 들어가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

 

 

식당 모습

 

선흘리 동네모습

오른쪽에 보이는 빨간 지붕의 집 돌담길 쪽으로 들어간다.

 

오른쪽 담에는 조그맣게 작은부엌으로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바로 내다보이는 곳에 빛을 받고 있는 문이 작은부엌이다.

 

작은부엌 간판.

우유, 계란 그리고 모든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비건식당!!! 

차 종류도 팔아 카페로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다면 음식도 꼭 먹어보기 추천.

 

 

문을 들어서면 오잉 이거 완전 제주 전통 가정집 분위기! 

가운데 마당이 있고 집이 여러 채 둘러싸고 있다.

예상하기로 한 채는 가정집, 한 채는 식당으로 이용하고 계신 듯 했다.

식당은 바로 정면에 마주보이는 하얀 문으로 들어가면 된다.

 

들어가는 입구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다육이들.

세련되진 않았지만, 심겨져 있는 화분도 컵이며 토분이며 제각각이지만,

편안하게 잘 자라고 있는 듯한 아이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옆 뜰에서는 터줏대감으로 보이는 고양이가 사람처럼 앉아서 우리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자세히 보면 얼굴도 사람같음...

엄근진..

 

 

가까이 가도 놀라는 기색하나 없었다.

닝겐따위... 

도사 같은 느낌의 고양이었다. 

 

 

다시 입구로 돌아와서 하얀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작은 오픈 주방에서 요리하시는 사장님과 함께 이런 풍경이 우리를 맞아준다.

우리의 예약시간은 오전 10시 반, 햇살이 작은 창을 통해 들어오고 있었다.

우리 만을 위한 특별한 공간에 특별한 손님으로 초대된 느낌이었다. 

보자마자 행복함이 가득가득 솟아올랐다.

 

테이블은 우리가 앉았던 최대 5인까지 앉을 수 있는 큰 테이블과, 옆에 2인석이 전부였다.

이름 그대로 작은 부엌, 작은 공간이었다. 

그러니 가기 전에 미리 예약을 하시길!

운영시간도 10시부터 3시까지로 짧은데 돈을 많이 벌기보다 적절히 벌고 행복하게 사시고자 하는 사장님의 라이프스타일이 느껴져서 좋았다.

 

 

가게 한 켠엔 직접 만드신 귤잼(6.0)과 작은 공방이라 이름 붙인 악세서리 판매 코너가 있었다.

악세서리 스타일도 심플하고 아주 예쁘다. 

 

 

컬러타로도 봐주실 수 있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해보셔도 좋을 것 같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예쁜 공간에서 나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은 제주 여행에서 뜻깊은 시간이 될 듯!

 

메뉴 및 원산지

 

 

2021. 1월 기준 메뉴판의 모습이다.

코스요리는 1인 3만원에 작은부엌의 여러 가지 메뉴들과 후식까지 맛볼 수 있다.

뱅쇼-스프-무우전-지슬의 겨울-풀밭에 누운 버섯-현미구운주먹밥, 채개장-허브차, 후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품요리는 겨울에는 현미야채떡볶이(15.0), 채개장국밥(10.0) 두 가지가 있다.

우리는 3인이라 단품요리에 없는 '지슬의 겨울'이라는 요리를 예약 시 가능한지 문의 후 추가 주문했다.

음료는 페퍼귤차(7.0), 뱅쇼(8.0)가 있었고, 같이 먹을 사이드메뉴로는 현미가래떡구이(6.0)가 있었다.

 

모든 재료가 국내산!!!!

된장, 간장까지도 모든 재료가 국산!!!!!

믿고 먹는 채식카페 작은부엌!!!!

 

기본 차 및 세팅

 

둥글레가 통으로 들어가서 우려진 깊은 맛의 둥글레차가 따뜻하게 몸을 덥혀주었다.

꽃잎이 동동 떠있는 티라이트 유리잔도 너무 예뻤다.

 

채개장(채식 육개장)

 

 

채식 육개장이 가장 먼저 나왔다.

채수로 맛을 내고 제주 고사리를 비롯한 각종 제주의 채소들이 담겨있는 육개장!

고기가 들어가지 않았어도 깊은 감칠맛이 났다.

오히려 채소로만 감칠맛을 내서 깔끔하고 속이 편안했다.

양도 많아서 세 명이서 한 그릇씩 나눠 먹어도 부족하지 않았다.

사장님께서 부족할까봐 국물도 추가로 주심👍

 

 

밥은 아래 들어있다.

무, 느타리버섯, 고사리, 파, 배추 등등 맛있는 채소가 한가득 들어있다.

 

현미야채떡볶이

 

 

 

현미야채떡볶이는 주문 전에는 '떡볶이가 만오천원이라니 좀 비싼듯...??'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나온 걸 보니 왜 만오천원인지 납득이 가는 사이즈였다.

큰 접시에 한가득 담겨나온 떡볶이!!

그리고 이 떡볶이는 지금까지 먹어본 어떤 떡볶이와도 차원이 달랐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떡만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름에 적혀있듯이 야채는 기본이고, 무려 과일까지도 들어있었다..!! 띠용@_@

그런데 안어울리지 않고 맛있어..! 그 동안 왜 이런 걸 넣을 생각을 안했지? 싶을 정도로. 

 

 

현미떡, 감자, 고구마, 당근, 토마토, 사과, 감 등이 큼직큼직하게 들어있었다.

큼직큼직한만큼 아마 미리 오븐 같은 거에 익히고 양념을 버무리신 것 같았다. (추측)

다 너무 맛있게 잘 익어있었다.

양념은 적당히 달고 적당히 매웠다. 조미료 맛 나는 떡볶이 양념과는 다른 고급진 맛.

 

지슬의 겨울

 

 

그리고 대망의 메뉴! 지슬의 겨울!!!

이 아이는 등장부터 감탄을 자아냈다. 

플레이팅이 예술~~~~🌷💐🌺🌼🌸 

 

 

지슬은 '감자'라는 뜻인데 '지슬의 겨울'이란 이름답게 감자 위에 사워크림같은 소스가 덮여있다.

감자 친구 고구마도 함께 덮여있다.

너무너무 예쁜 비주얼에 먹기가 아까울 정도였다.

어쩜 꽃과 과일의 알록달록한 색감을 이렇게 조화롭게 배합하신건지~~~ 식탁 위의 예술가시다!!!

과일을 집어 먹으면 예술작품을 망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감자와 고구마에 난 칼집을 보고 사장님의 요리 내공이 만렙임을 느낄 수 있었다.

밀리미터 단위로 썰려있어...대박적...

 

사워크림 같은 저 소스는 구황작물과 찰떡인 그 맛!!!! 

아니 근데 놀라운 것은 동물성 재료(우유, 버터 등..)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 

그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크리미하고 맛있었다. 

뭐로 만드신걸까 진짜..?

마법으로 만드신 듯.

 

꽃 사이에 미트볼 같이 생긴 식물성고기가 들어있기도 했다.

고기맛이 난다 고기맛이 나..!

하지만 얘는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구황작물만 먹으면 고기맛이 땡길 수도 있으니 들어있나봉가.

암튼 잘 먹었다.

 

총평

 

세 명이서 단품 메뉴 3가지를 시켰더니 배터지게 먹었다.

채개장(10.0), 현미야채떡볶이(15.0), 지슬의 겨울(15.0)

하지만 좋은 재료로 정성들여 만든 음식을 먹어서 그런지 속은 전혀 메슥거리지 않고 시간이 지나니 깔끔하게 소화되었다. 

요리를 기다리면서 사장님의 도마질 소리와 음식이 맛있게 조리되는 냄새를 맡을 수 있어서 기다리는 시간도 즐거웠다.

기대한 만큼 음식 맛과 플레이팅 모두 훌륭하였다.

파인다이닝은 도시의 세련됨과 정성을 추구한다면, 

제주에서는 자연을 식탁 위로 정성들여 옮겨다놓은 이것이 제주스러운 파인다이닝 아닐까 싶었다.

대만족!!! 코스 요리 먹으러 또 올 것임..!!!!

 

내돈내먹 끝.

 


게시글 내 이미지 무단 도용을 금합니다.

copyright ⓒ 지랭.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