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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베트 공정여행-자연과 인간 앞에서 느끼는 경외
페이스북에서 공정여행에 대해 알게 되었다. 티베트란 나라를 단순히 관광지로 생각하지 않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가이드 분을 따라 공정여행 팀에 합류할 기회를 얻었다. 좋은 사람이 이끄는 팀엔 좋은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을 알게 된 여행이었다. 나도 더 좋은 사람이었다면 좋았을 걸, 하는 부끄러움이 남기도 한 여행. 그때의 기억들을 꺼내본다. 티베트 사람들의 대다수는 티베트 불교를 믿는다. 이들에게 신앙이란 삶과도 같다. 차를 타고 이동하며 길에서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었고 사원에 가면 자리를 잡고 계속 절을 하며 기도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사원에는 불교 경전을 적어놓은 마니차란 원통형의 도구가 사원을 둘러싸고 있다. 사람들은 이 통을 돌리며 걷는데 이 통을 한 번 돌릴 때마다 경전을 ..
2020.03.24 -
나의 첫 태국-평화와 여유가 깃들었던 사랑스러운 섬 꼬창(4)
꼬창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우리는 느지막이 일어나 어젯밤의 추억이 깃든 띵똥 바가 있는 시내로 다시 한번 가보기로 했다. 해안을 따라 부드러운 모래의 촉감을 느끼며, 바다의 잔잔한 소리를 들으며. 바닷가를 따라 들어선 다양한 숙소들도 구경할 수 있었다. 해변과 이어진 사이사이 길을 지나다 보니 띵똥 바가 있던 곳에 도착했다. 어젯밤의 그 소란스러움은 해가 뜸과 동시에 땅에서 자취를 감추고 동네는 내가 어제 왔던 그곳이 맞나 싶게 고요했다. 유흥이 있는 곳일수록 낮의 얼굴과 밤의 얼굴이 많이 다르다. 어렸을 때 친척들이 한 데 모여 시끌벅적하게 놀다가 모두 떠나고 혼자 남으면 유독 외롭고 쓸쓸한 마음이 들었던 것처럼 어제는 분명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렸던 그곳에 아무도 보이질 않으니 그 공간이 더 허전..
2020.03.24 -
나의 첫 태국-평화와 여유가 깃들었던 사랑스러운 섬 꼬창(3)
이틀 동안 별다른 일정이 없었던 우리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있었던 일정은 스노클링 투어였다. 투어가 있는 날은 아침부터 부산스럽다. 난생처음 하는 스노클링이었기에 물고기를 눈 앞에서 본다는 게 어떤 느낌일지, 어떤 기쁨 일지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막연한 미지의 것에 대한 설렘을 안고 승합차에 올랐다. 승합차에서 내려서 나무로 만든 수상 선착장을 거쳐 배에 올랐다. 다행히 날씨는 매우 쾌청했다. 에메랄드 빛 바다가 우리를 반가이 맞아주었다. 먼 바다에 나가 우리는 구명조끼와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하고 가이드의 손에 이끌려 바다의 세계로 몸을 담갔다. 우리의 손아귀엔 축축한 젖은 빵 덩어리가 조금씩 쥐어져 있었다. 그 쪼가리가 이 바다에 있는 수많은 물고기를 불러 모을 열쇠였다. 고작 몇십 센티 밑 바다..
2020.03.24 -
나의 첫 태국-평화와 여유가 깃들었던 사랑스러운 섬 꼬창(2)
일상의 아침은 고막을 때리는 날카로운 알람 소리로 시작된다. 알람 소리에 눈살부터 찌푸려 지기 십상인 아침. 떨어지지 않는 잠을 겨우겨우 떼어내며 일어나 씻고, 아침은 간단하게 먹거나 건너뛰기 일쑤다. 그런 나에게 알람 소리가 울리지 않는 고요한 공기, 느긋하게 일어나 창 밖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시간, 다채로운 메뉴가 입을 즐겁게 해주는 식사까지 갖춰진 여행지에서의 아침은 너무도 행복한 시간이다. 조식과 함께 오늘 하루도 즐거운 일들이 가득 생길 것만 같은 기대를 품고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을 먹고 나서 우리는 또다시 바다로 나갔다. 오후의 바다와 정오의 바다는 같은 듯 달랐다. 정오의 바다는 한없이 맑고 투명했다. 바다의 꺼풀은 얇게 얇게 벗겨져내려 내 발치로 가까이 다가와 어느새 스러..
2020.03.24 -
나의 첫 태국-평화와 여유가 깃들었던 사랑스러운 섬 꼬창(1)
세계엔 수많은 나라들이 있지만 내가 나고 자란 나라가 아닌 새로운 미지의 세계에 닿았음에도 왠지 그곳이 더 나의 고향 같은 편안함을 주는 나라가 있다. (물론 그것이 생활이 아닌 여행지라는 이점이 있다는 건 감안하고. 한국에서도 여행 갔을 때처럼 매 끼 맛있는 거만 먹으러 다니고, 매일 어떻게 재미있게 놀 궁리만 하고, 아이쇼핑하다 득템 하는 일상이 펼쳐진다면 그곳은 과연 헬조선이라 할 수 있겠는가. 뭐.. 그래서 돈 많은 사람들에겐 한국만큼 살기 좋은 나라도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긴 하지만.) 나에게 그 나라는 지금까지는 두 말할 것 없이 '태국'이다. 태국말이라곤 사와디 카- 컵쿤카- 밖에 모르는 나이지만(좋아하는 거 맞니) 나는 태국의 화창한 분위기(여행자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자유로움과 활기가 넘..
2020.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