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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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치앙마이-내 인생 도시와의 첫 만남(4)
오늘은 올드타운과는 다른 신시가지인 님만해민 지역을 놀러 가는 날이다. 님만해민까지 가는 방법은 다양했지만 우리는 자전거(..)를 선택했다. 걸어가기엔 좀 멀고 썽태우는 낭만이 없고 역시 주변 풍경도 구경하고 바람도 느낄 수 있는 자전거가 딱이라고 생각했다.(이때만 해도 우버나 그랩은 없었다.) 그래서 자전거를 빌려서 올드타운에서 님만해민까지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올드타운의 골목골목을 다닐 때에는 아기자기한 골목 사이사이를 누비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의 악몽은 큰 도로에 진입하면서 시작되었다. 어떤지 아무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보이지 않더라니... 우리는 어느 순간 차와 오토바이와 함께 도로를 달리고 있었고 우리의 속력은 겨우 시속 20킬로. 어쩌다 보니 신호가 걸렸을 때엔 우리가 오토바이와 ..
2020.03.24 -
두근두근 치앙마이-내 인생 도시와의 첫 만남(3)
홀로 숙소를 나와 동네를 걷는데 한 태국인 남성이 말을 걸었다. 혼자이기도 하고, 외국인이 괜히 친한 척하며 말을 거는 건 무슨 속셈이 있겠지, 라는 생각에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그의 단순한 질문에 답하다 보니 어느새 대화를 하고 있는 나..! 자기는 방콕에서 일하는데 휴가를 맞아 치앙마이에 놀러 왔다며, 선데이 마켓을 구경할 때에는 가방을 앞으로 메고 소매치기를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자신은 치앙마이에 여러 번 와서 이 동네를 잘 알고 있다며 원한다면 동네를 소개해주겠다고 했다. 나는 현지인 가이드가 생겼다는 마음에 솔깃했지만 마사지를 받으러 갈 생각이었기에 당장은 시간이 안된다고 했다. 그러자 나중에 만나서 해주겠다는 거다. 그래서 저녁 시간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숙소로 돌아..
2020.03.24 -
두근두근 치앙마이-내 인생 도시와의 첫 만남(2)
처음부터 3등석을 타려던 건 아니었다. 당연히 에어컨도 구비되어있고 편안하게 누워서 갈 수 있는 1등석으로 구매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때가 태국 사람들도 휴일인 때여서 그런가 치앙마이행 1등석 좌석은 모두 매진이었다. 무턱대고 표를 사러 갔다가 우리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비행기를 타야 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비행기 가격을 듣고 마음을 바로 접었다. 그리고 3등석 기차표를 끊었다. 무려 낮 2시 표였다. 계획대로라면 밤 기차를 타고 편안하게 자면서 가서 눈을 뜨면 아침에 치앙마이에 쨘, 도착하는 거였건만.. 낮 2시 표는 점심부터 기차에서 먹게 되는 길고 긴 여정의 시작이었다. 기차 시간에 맞춰 부랴부랴 근처 KFC에서 햄버거 세트를 사서 기차에 올랐다. 옛날 기차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둘이 앉..
2020.03.24 -
두근두근 치앙마이-내 인생 도시와의 첫 만남(1)
나의 첫 해외 자유여행을 함께 했던, 함께 태국이란 나라와 사랑에 빠졌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우리 같이 태국에 열 번 오자!' 약속했던, 나의 태국 여행 메이트 K와 함께 두 번째 태국 여행길에 올랐다. 태국에도 갈 곳은 무수히 많지만,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치앙마이였다. 지금은 치앙마이가 매--우 유명한 도시지만 2016년만 해도 아직은 낯선 느낌이 있는 도시였다. 첫 태국 여행에서도 방콕보다는 꼬창이라는 작은 섬을 택한 우리에게 태국 북부의 초록 초록한 작은 도시 치앙마이는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었다. 그리고 치앙마이에 가기 위해서 방콕에서 기차를 탈 예정이었기에 저번 여행 때 포기했던 방콕도 구경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생각했다. 방콕은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나게 큰 도시여서 놀라웠..
2020.03.24 -
나의 첫 태국-평화와 여유가 깃들었던 사랑스러운 섬 꼬창(4)
꼬창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우리는 느지막이 일어나 어젯밤의 추억이 깃든 띵똥 바가 있는 시내로 다시 한번 가보기로 했다. 해안을 따라 부드러운 모래의 촉감을 느끼며, 바다의 잔잔한 소리를 들으며. 바닷가를 따라 들어선 다양한 숙소들도 구경할 수 있었다. 해변과 이어진 사이사이 길을 지나다 보니 띵똥 바가 있던 곳에 도착했다. 어젯밤의 그 소란스러움은 해가 뜸과 동시에 땅에서 자취를 감추고 동네는 내가 어제 왔던 그곳이 맞나 싶게 고요했다. 유흥이 있는 곳일수록 낮의 얼굴과 밤의 얼굴이 많이 다르다. 어렸을 때 친척들이 한 데 모여 시끌벅적하게 놀다가 모두 떠나고 혼자 남으면 유독 외롭고 쓸쓸한 마음이 들었던 것처럼 어제는 분명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렸던 그곳에 아무도 보이질 않으니 그 공간이 더 허전..
2020.03.24 -
나의 첫 태국-평화와 여유가 깃들었던 사랑스러운 섬 꼬창(3)
이틀 동안 별다른 일정이 없었던 우리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있었던 일정은 스노클링 투어였다. 투어가 있는 날은 아침부터 부산스럽다. 난생처음 하는 스노클링이었기에 물고기를 눈 앞에서 본다는 게 어떤 느낌일지, 어떤 기쁨 일지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막연한 미지의 것에 대한 설렘을 안고 승합차에 올랐다. 승합차에서 내려서 나무로 만든 수상 선착장을 거쳐 배에 올랐다. 다행히 날씨는 매우 쾌청했다. 에메랄드 빛 바다가 우리를 반가이 맞아주었다. 먼 바다에 나가 우리는 구명조끼와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하고 가이드의 손에 이끌려 바다의 세계로 몸을 담갔다. 우리의 손아귀엔 축축한 젖은 빵 덩어리가 조금씩 쥐어져 있었다. 그 쪼가리가 이 바다에 있는 수많은 물고기를 불러 모을 열쇠였다. 고작 몇십 센티 밑 바다..
2020.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