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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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by.요조, 임경선
세대를 뛰어넘어 친구가 된 두 사람 나도 세대가 다른 친구 H가 떠올랐다. 나는 30대 그녀는 40대. 하나뿐인 나의 40대 친구다. 그녀와 대화할 때면 나이는 잊게된다. 그녀를 통해 나는 세대가 다른 친구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가보지 않은 길을 먼저 가는 친구.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사는 친구. 그런 친구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다른 생각들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다 나와 같은 생각을 나누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다른 생각을 '잘' 나누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요조와 임경선은 서로 다른 생각도 솔직하게 나눈다. 하지만 다름이 관계를 해치지 않고 더 풍성하게 한다. 완벽하게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기에. 나도 내 친구들과 다른 생각을 '잘'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다. 교환일기..
2020.04.05 -
팜프리 비건 비누 만들기 클래스 by.트망트망
친환경적인 삶에 관심이 많은 쌀이의 권유로 함께 팜프리 비건 비누 만들기 4회 클래스를 들었다. 천연비누 만들기 수업은 엄-청 많지만 특별히 '트망트망'이라는 곳을 선택한 이유는 선생님의 '공존을 위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신념이 특별했기 때문이다. '트망트망'이란? 트망트망은 '틈틈이'의 제주 방언이다. '공존을 위한 라이프 스타일을 틈틈이 실천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단순히 예쁜 천연 비누를 만드는 것이 시작과 끝이 아닌 자연과 동물을 해치치 않는 우리의 삶을 고민하는 시작에서 나온 결과가 팜프리 비건 비누인 것이다. 그래서 수업도 기술적인 비누만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친환경적인 삶을 왜 살아야 하는지, 인간이 자연과 동물을 어떻게 해치며 살아가고 있는지, 그 결과가 결국 인간에게 어..
2020.04.04 -
일간 이슬아 수필집 by.이슬아
내가 너무나 애정하는 작가, 이슬아. 그녀의 글이 좋은 점은 정말 많지만 가장 좋은 점을 꼽자면 그녀의 글을 읽다보면 내 주변 사람들을 더 사랑하게 된다는 거다.그녀가 그녀 주변의 사람들을 어떻게 관찰하는지, 그 시선 속에 얼마나 많은 사랑과 관심과 존경과 애정이 담겨있는지.그 글을 읽다보면 나도 내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그저 지나칠 수 있는 하루의 작은 에피소드 속에서도.낯선 이와의 짧은 대화 속에서도.그녀의 따뜻하고 사려깊은, 그리고 위트있는 시선이 빛난다.나는 그녀의 글을 읽으며 자주 웃으며 때로 울었다. 결국 좋은 글은 좋은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나는 좋은 글을 쓰기에는 너무 부족한 사람이기에.그녀라는 사람이 너무 부럽다. 그녀는 내가 닿을 수 없는, 언제나 나보다 앞서 가는 사람..
2020.04.03 -
유년 시절의 기억
초등학생 때 나는 여름 방학만 되면 외할머니 댁에 내려갔다. 외가 쪽에는 내 또래 사촌들이 많았다. 우리는 사촌들 중 누군가의 부모님이 모는 봉고차를 타고 몇몇은 의자에 앉았고 몇몇은 돗자리를 깐 바닥에 앉았다. 지나가는 차를 추월하는 걸 경주에서 이긴 양 기뻐하기도 하면서 고속도로를 달렸다. 게임 이야기와 만화책 이야기, 노래 부르기가 이어지다 보면 어느새 전라남도 무안(지금은 박나래의 고향으로 유명한) 외할머니댁에 도착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하며 방학 동안 자녀들을 돌보기 힘들었을 부모님들이 합심하여(?) 외할머니께 우리를 보내버린 것이다. (외할머니께 잘해야겠다..) 외할머니의 고충을 생각해볼 만큼 생각이 자라 있지 않을 때였다. 그저 머릿속에서는 '오늘은 무슨 (사고를 칠...) 일을 하며 놀까..
2020.03.28 -
아차산 등산
H와 함께 아차산 등산을 했다. 미세먼지가 심해 시야가 흐린게 아쉬웠지만 날씨는 따스했다. 코로나로 거의 집에서만 있다보니 겨울이 끝난 건지, 봄이 온 건지 알기 어려웠다. 밖에 나오니 느껴지는 훈훈한 공기, 길 섶에 보이는 여린 새 잎들, 몽우리를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는 꽃. 그리고 이미 만개한 목련까지. 아, 이미 봄은 와있었구나. 사계절 중 가장 아끼는 계절, 봄. 언제나 너무 빨리 가버린다고 느꼈지만 올해는 유독 더 짧은 만남인 것 같다.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봄의 풍경들, 기운들을 꾹꾹 눌러담아 느끼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등산을 마치고 내려와 먹는 꿀맛같은 점심. 우리는 먼저 먹고 등산을 시작했다. H는 보통 공복에 가벼운 몸으로 운동을 한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공복엔 어떤 일도 불가능..
2020.03.27 -
집단에서 사랑받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 나를 소모해버리지 않으면서도 나는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호기심이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해보고 싶은 일이 있으면 고민하기 보다 직접 해보는 걸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이것저것 몸 담게 된 집단이 많다. 하지만 그 집단에서 내가 중심이 되어 모임을 이끌거나 일을 기획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싫다. 그건 내가 하고 싶은 일도 아니고, 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옆에서 미미하지만 큰 기복없이 꾸준하게 함께하는 역할은 그래도 꽤 잘 한다고 생각한다. 그 역할은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어떤 집단이든지 집단에서 오래 있다보면 점점 내게 큰 역할을 기대하게 되는 상황이 오는 것 같다. 이정도 함께했으면, 이것 정도는, 이제 이런 것은 해줬으면 좋겠다...
2020.03.26